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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루의 문화생활

연극 사랑해요 당신 (이순재, 정영숙)

by 나? 발루 2022. 5. 7.

이순재선생님 연극을 직접 볼수 있는 행운은.. 

이 플랭카드를  발견한 순간부터였다! 

 

대학생때 수강신청도 이런 광클릭을 하지 않았다. 

광클릭!! 

 

원래는 맨 첫줄을 목표로 하려고 있는데 

3분 앞두고 공연장사진을 봤더니! 

아... 

맨 첫줄은 배우님들이 잘 안보이겠구나싶어서 

그 3분동안 머리를 짜매고 고민한것이 4번째 줄, 

4번째줄 중간 혹은 왼쪽으로 해야겠다 싶었다. 

 

다행히 4번째 줄 왼쪽에 자리가 있어서 광클 성공!  

 

가장 완벽한 좌석이 아닌가 싶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연극이 끝나고 포토존에서 사람들이 빠질때까지 기다렸다가 사진 한장.

 

 

이순재선생님, 그리고 부모님들 세대까지는 청춘은 없고 희생만 있는 그런 세대인것같다. 

청춘을 찾는 대사를 들으면서 내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아빠 생각이 많이 났다. 

 

뼛속까지 깊은 후회와 돌이킬수없는 아픔이 있다면 

그건 내게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것이다. 

 

이순재선생님의 대사에 요양병원에 보내는건 방치라고, 내 마누라는 내가 책임진다는.. 그 멋드러진 대사를 다시 곱씹으면서 도저히 나는 아빠를 원망할수도, 그렇다고 아무렇지도 않을수도 없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부터 아빠와 나사이에 절대 꺼내지않은 화제가 있다면 그건 할머니와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불문율처럼, 절대, 꺼내지않는다. 

실은, 어쩌면 아빠도, 나도 아직도 떠나보내지못하고 가슴한켠에 묵직히 담아 내려놓지 못한게 맞을것이다. 

 

아빠는 효자다. 하지만, 나는 효녀가 아니다.

 

오늘, 이 연극이 끝나고 그리고 또 다시 생각을 꺼내본다. 

치매에 걸린 내 식구를 요양원에 보내는건 그것만은 정말 못하겠다. 

바쁘다는것, 다른 가족들을 위한다는것, 그건 벗어나기위한 듣기좋은 변명일뿐. 그건 책임이 아니라는것. 

 

내 삶의 기로에 가장 큰 변덕과 슬럼프가 닥쳐있는 지금, 

절실하게 이 연극, 아니 이순재선생님한테 꽂혀있는 나는 다시 날개를 펼칠수 있는 동기부여를 얻고자 발버둥치는것이다. 꽃보다할배를 보고 이순재선생님의 팬이 된것, 연예인이 아니라 카메라에 비춰진 모습들에서 나와는  정말 다른 그런 진솔한 모습들이 내게 다가와 사는방법, 생각하는 방법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해주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순재선생님을 존경스레 찾아보게 되었다. 

 

이 연세에 무대에서 펼치는 열연을 보고 감동을 안할수가 없었다. 눈빛, 손짓, 움직임 하나에 배우의 혼이 담겨있음을 그렇게 바라보기가 처음이다. 

 

어버이날이건, 생일이건, 명절이건 

그때마다 꽃사들고 현금들고, 선물세트를 급급히 준비하는것, 

나는 정말 싫어한다. 

바빠서 평소에 못하는걸 일년에 몇번으로 떼운다고 그게 정말 과연 효도일까. 

 

내 웃음에, 내 손짓 하나에 뿌듯해 하는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오늘이다. 

 

그리고 이순재선생님과의 따뜻한 악수와 함께 찍은 사진은 분명 새로운 성장의 발판이 되어줄것이다. 

내가 존경하고 아끼는 사람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연극이다.